불륜 드라마를 두 번씩이나 정주행한 사람이 있다면, 그게 단순한 재미 때문일까요? 저는 VIP를 처음 봤을 때도, 몇 년이 지나 다시 봤을 때도 끝까지 손을 놓지 못했습니다. 뻔한 불륜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두 번째 시청에서는 전혀 다른 무언가가 보였습니다.VIP, 재벌 드라마인 줄 알았던 이유제목만 보면 누구나 재벌가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VIP는 대형 백화점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한 부부 관계 해체의 이야기입니다. 재벌가와의 갈등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드라마의 실제 무게중심은 철저히 두 인물의 내면에 놓여 있습니다.VIP는 2019년 SBS에서 방영된 멜로드라마입니다. 장나라, 이상윤, 황승언, 표예진, 온주완이 주연을 맡았으며, 16부작..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부부의 세계를 워낙 재미있게 봐서 원작인 영국 드라마 닥터 포스터까지 찾아봤는데, 장면 구성이 거의 판박이 수준이라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데도 김희애의 연기 하나만으로 전혀 다른 드라마처럼 느껴지더라고요. 불륜이라는 불편한 소재인데 왜 이렇게 손을 못 떼게 만드는지, 그 이유를 좀 따져보고 싶었습니다.원작 닥터 포스터와의 비교 — 얼마나 똑같나제가 직접 두 작품을 연달아 봤는데, 리메이크(Remake)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습니다. 리메이크란 원작의 스토리 구조와 설정을 유지하면서 다른 나라나 시대에 맞게 재창작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보통은 현지화 과정에서 캐릭터 성격이나 에피소드 전개가 상당 부분 바뀌는 게 일반적인데, 부부의 세계는 주요 장면의 구도와 대사 흐름까지 ..
드라마 제목만 들으면 "피아노 나오는 거 아니야?" 하고 넘겨버리기 딱 좋은 작품이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해서 방영 당시를 그냥 흘려보냈는데, 뒤늦게 정주행을 시작했다가 결국 6번 넘게 본 드라마가 됐습니다. JTBC 드라마 밀회 이야기입니다.피아노 드라마인 줄 알았는데, 웬 비리 백과사전밀회는 2014년 JTBC에서 방영된 멜로드라마입니다. 주인공 오혜원(김희애 분)은 예술 재단에서 일하는 기혼 여성이고, 이선재(유아인 분)는 천부적인 피아노 실력을 가진 20대 청년입니다. 제목과 두 사람의 설정만 보면 "클래식 음악을 배경으로 한 로맨스물이겠구나" 싶은데, 실제로 보기 시작하면 이 드라마가 얼마나 치밀하게 짜여 있는지 놀라게 됩니다.드라마 안에는 예술계를 장악한 권력층의 비리 구조가 촘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