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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지하철에서 문득 '요즘 뭐 재미있는 거 없나'하고 스마트폰을 뒤적거려 본 적 있으신가요?
하루 종일 업무에 치이고 사람에 시달리다 보면, 시원한 사이다 한 사발 들이켠 것 같은 드라마가 절실해지곤합니다.
최근 제 마음을 제대로 훔쳐 간 작품이 하나 있는데, 바로 tvN에서 방영했던 은밀한 감사입니다.
은밀한 감사는 대기업 해무그룹의 감사실을 배경으로 사내풍기문란을 적발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오피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입니다.
은밀한 감사 시청률이 왜 이렇게 높았을까요?
이 드라마는 최종회에서 수도권 가구 평균 11.3%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고,
2049 타깃시청률에서도 동시간대 1위를 지켰습니다.
2026년 상반기 드라마 중에서도 손꼽히는 흥행 성적을 거둔 비결은 역시 현실과
판타지의 적절한 조화 덕분이아닐까 싶습니다.
처음엔 단순한 오피스물인 줄 알았는데, 사내 불륜이나 권력 남용 같은 민감한 소재를'감사실'이라는
낯선필터로 걸러내는 과정이 정말 쫄깃했습니다.
사실 드라마 시작 전에는 설정이 너무 가볍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인물들의 심리 묘사가 깊어지면서 그런 우려는 싹 사라졌습니다.
라쿠텐 비키를 통해 해외 103개국 주간 차트 1위를 찍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역시 사람 느끼는 건 다 똑같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신혜선과 공명의 조합, 과연 어울렸나요?
신혜선이 연기한 주인아 실장은 그야말로 '독종' 그 자체였는데, 찍히면 무조건 아웃이라는 뜻의
'주인아웃'이라는 별명이 왜 붙었는지 단번에 이해가 갔습니다.
이번에도 신혜선의 딕션과 카리스마는 명불허전이었달까요?
반면 공명이 맡은 노기준 캐릭터는 엘리트 감사 출신이지만 묘하게 허당미가 넘쳐서 극의 완급 조절을
제대로 해줬습니다.
두 사람이 처음엔 서로 잡아먹을 듯이 싸우는 '혐관 로맨스'를 보여줄 때가 저는 제일 재밌었습니다.
둘의 티키타카를 보고 있으면 어느새 1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곤 했거든요.

그럼 왜 지금 이 드라마가 다시 회자되느냐?
종영 후에도 티빙과 웨이브에서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하며 정주행 열풍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내 풍기문란이라는 소재가 자극적이진 않았나요?
비리를 파헤치는 긴장감 속에 로코의 달달함을 섞은 것이 신의 한 수였다고 봅니다.
일반적인 횡령이나 뇌물 사건이 아니라 '풍기문란(PM)'이라는 소재를 가져온 게 확실히 참신하긴 했습니다.
자칫하면 너무 가벼워질 수 있는 주제를 양희승 크리에이터와 여은호 작가가 특유의 위트로 세련되게 풀어냈습니다.
대기업 내 권력 관계 속에서 느끼는 직장인들의 애환을 세밀하게 묘사한 점도 무척 인상적이었고,
솔직히 일본 직장물 느낌이 살짝 나기도 해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한국적인 정서와 회사
생활의 디테일을 잘 살려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작중 '주지처참'이라는 별명이 나올 때마다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드라마는 총 12부작으로 짧지도 길지도 않은 적당한 호흡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2026년 5월 31일 방영된 마지막 회의 그 뭉클한 여운이 아직도 생생한 걸 보면, 제 인생 드라마
리스트에 한 줄 추가해도 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