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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이 드라마가 시즌3까지 이어질 줄 몰랐습니다. 처음엔 그냥 통쾌한 액션 드라마겠지 싶었는데, 보다 보니 저희 가족이 직접 겪었던 일들이 화면 속에 그대로 있더군요. 법으로도 해결 못한 억울함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 드라마가 왜 그렇게 오래 사랑받는지 이제는 제가 몸으로 이해합니다.



모범택시는 어떤 드라마인가 — 시즌1부터 시즌3까지

모범택시는 2021년 SBS에서 첫 방영된 드라마로, 시즌1·시즌2·시즌3까지 제작된 시리즈물입니다. 저는 시즌1 첫 화부터 시즌3 마지막 화까지 단 한 편도 빠짐없이 봤는데, 이 정도면 저로서는 꽤 이례적인 일입니다.

드라마의 중심 설정은 '무지개 운수'라는 택시 회사입니다. 여기서 무지개 운수란, 표면적으로는 일반 택시 회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해결되지 못한 억울한 피해자들을 위해 사적 제재를 실행하는 비밀 조직입니다. 쉽게 말해, 경찰도 검찰도 손 못 댄 사건을 직접 나서서 해결해주는 곳입니다.

주인공 김도기(이제훈 분)는 과거 특수부대 출신으로, 자신도 억울한 사연을 가진 인물입니다. 드라마는 매 에피소드마다 새로운 피해자가 등장하고, 무지개 운수 팀이 그 사건을 파고드는 옴니버스식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옴니버스식 구성이란, 하나의 큰 줄기 속에 각각 독립된 사건들이 에피소드 단위로 전개되는 방식을 뜻합니다. 덕분에 한 에피소드를 놓쳐도 흐름을 따라잡기 쉽고, 반대로 한 편만 봐도 몰입이 가능합니다.

일반적으로 시즌제 드라마는 시즌이 거듭될수록 퀄리티가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는데, 제 경험상 모범택시는 예외였습니다. 시즌2, 시즌3로 가면서 사회 비판의 날이 오히려 더 날카로워졌다고 느꼈습니다.

  • 시즌1 (2021): 무지개 운수의 탄생과 첫 번째 사적 제재 활동
  • 시즌2 (2023): 조직 내부 갈등과 더 광범위한 사회 비리 사건
  • 시즌3 (2025): 시리즈 완결편, 최종 보스와의 대결 구도
요약: 모범택시는 법이 외면한 피해자들을 위해 사적 제재를 실행하는 비밀 조직을 그린 시리즈물로, 시즌3까지 이어진 SBS 대표 드라마입니다.

 

대리만족이 이렇게 클 수가 — 법이 닿지 않는 현실

드라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하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노인들을 이용해 대포폰과 명의도용 카드를 개통시키고 수천만 원의 빚을 떠넘기는 사건이었습니다. 처음 봤을 때 "설마 이런 일이 실제로 있을까?" 싶었는데, 찾아보니 명의도용 범죄는 매년 꾸준히 발생하는 현실 문제였습니다. 명의도용이란 타인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금융 계약이나 통신 서비스를 무단으로 개설하는 행위로, 피해자는 자신도 모르게 채무자가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출처: 은행연합회).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실제로 저희도 법적 분쟁을 겪어봤기 때문입니다. 남편이 인테리어 시공을 마쳤는데 중간 업자가 건물주로부터 공사비를 수령하고도 남편에게는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소송을 걸었더니 법원은 "처음부터 돈을 주지 않으려는 고의(사기 의도)가 없다"며 저희에게 패소 판결을 내렸고, 변호사 비용까지 고스란히 저희 몫이 됐습니다.

여기서 고의란 법률 용어로, 결과 발생을 인식하고도 행위를 한 경우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처음부터 떼어먹을 생각이었다는 걸 저희가 입증해야 했는데, 그 입증 책임(Burden of Proof)이 피해자인 저희에게 있었습니다. 입증 책임이란 소송에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직접 제출해야 할 의무를 말합니다. 현실에서는 이 벽이 너무 높습니다.

그 이후로 저희는 돈을 못 받는 상황이 생겨도 소송 자체를 포기하게 됐습니다. 소송비용이 받아야 할 돈보다 더 나올 수 있다는 걸 뼈저리게 배웠으니까요. 드라마 속 무지개 운수 팀이 그 업자를 통쾌하게 응징하는 장면을 봤다면 저는 아마 눈물을 흘렸을 겁니다.

오죽하면 저희 아이들에게 판사가 되어서 제발 피해자의 편에서 현명한 판결 좀 내려달라고 이야기할 정도였으니까요.

 

요약: 드라마의 대리만족은 단순한 쾌감이 아니라, 법의 사각지대에서 억울함을 삼켜온 실제 경험자들의 공감에서 비롯됩니다.

 

 

서민 법률의 현실 — 왜 약자는 법 앞에서 더 외로운가

일반적으로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법의 조문은 평등할지 몰라도, 그 법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은 결코 평등하지 않습니다.

법률 접근성(Legal Accessibility)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여기서 법률 접근성이란 개인이 법적 도움을 받고 사법 절차를 이용할 수 있는 실질적 능력을 의미하는데, 변호사 선임 비용, 소송 기간, 심리적 부담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법률 구조 신청 건수는 매년 수십만 건에 달하지만, 경제적 이유로 법적 도움을 포기하는 사례는 통계에 잡히지도 않습니다(출처: 대한법률구조공단).

드라마 속에서 경찰이 무능하게 그려지는 장면을 보면서 저는 솔직히 경찰을 탓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경찰은 살인이나 강도처럼 긴급한 강력 범죄에 우선적으로 자원을 투입할 수밖에 없고, 그 사이에 사기나 임금 체불 같은 경제적 범죄는 후순위로 밀리게 됩니다.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이지, 일선 경찰관 개인의 태만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그 공백이 가장 힘없는 사람들에게 집중된다는 겁니다. 거액의 피해를 입어도 소송비가 무서워 입을 다물고, 다시는 누군가에게 일을 맡기지 못하는 트라우마를 갖게 됩니다. 저 역시 그렇게 됐으니까요. 모범택시가 시즌3까지 이어진 이유가 여기 있다고 봅니다. 이 드라마가 픽션임을 알면서도 "저런 사람들이 실제로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습니다.

요약: 법률 접근성의 불평등은 현실이며, 모범택시는 그 공백을 드라마적 상상력으로 채워주는 작품입니다.

 

사적 제재는 나쁜 것인가 — 드라마가 던지는 질문

모범택시를 두고 "사적 제재를 미화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법치주의 관점에서 사적 제재는 금지된 행위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그 원칙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면서 제가 계속 떠올린 질문은 하나였습니다. "법이 먼저 작동했다면, 사적 제재가 필요했을까?"

사적 제재(Vigilantism)란 공권력의 개입 없이 개인이나 집단이 스스로 범죄자를 처벌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법학적으로는 원칙적으로 불법이지만, 드라마는 이 행위가 왜 발생할 수밖에 없는지 그 맥락을 계속해서 제시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 맥락에 매번 설득당했습니다.

나쁜 사람을 벌하겠다는 마음이 잘못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잘못된 것은 법이 제 역할을 못 했을 때 서민들이 감당해야 하는 그 무게입니다. 드라마는 그 분노를 화면 속에서 해소시켜주면서 동시에 "이 분노가 왜 생겼는가"를 질문합니다. 단순한 통쾌함을 넘어서는 지점이 모범택시가 오래 살아남은 이유라고 저는 봅니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드라마의 악당들은 더 조직적이고, 더 교묘해집니다. 그리고 그 방식이 현실의 뉴스에서 본 사건들과 자꾸 겹쳐 보였습니다. 픽션과 현실의 경계가 이렇게 얇은 드라마는 흔하지 않습니다.

요약: 모범택시는 사적 제재를 단순히 미화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원인을 질문하는 드라마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모범택시 시즌1, 2, 3 다 봐야 하나요? 순서대로 봐야 이해되나요?

A. 일반적으로 시리즈는 순서대로 봐야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모범택시는 옴니버스식 구성 덕분에 시즌2나 시즌3만 따로 봐도 에피소드 단위로 어느 정도 이해가 됩니다. 다만 인물 관계나 조직의 배경을 더 깊이 이해하려면 시즌1부터 보는 걸 추천합니다. 제 경험상 시즌1을 먼저 보고 나면 이후 시즌의 몰입도가 훨씬 올라갔습니다.

 

Q. 드라마 속 사적 제재 내용이 실제로 문제가 되지는 않나요?

A. 사적 제재(Vigilantism)는 현실에서는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드라마는 이를 판타지적 장치로 활용하면서, 동시에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서민들의 현실을 조명합니다. 단순 미화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드라마가 "왜 이런 상상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 오히려 사회 비판적이라고 느꼈습니다.

 

Q. 실제로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소송 말고 다른 방법이 있나요?

A. 소송 외에도 대한법률구조공단을 통한 무료 법률 상담이나, 소액사건심판 제도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소액사건심판이란 소송 금액이 일정 기준(현재 3,000만 원) 이하인 경우 간소화된 절차로 빠르게 재판을 받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일반적으로 소송은 비용이 많이 든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런 제도를 잘 활용하면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저처럼 포기하기 전에 먼저 상담부터 받아보시는 걸 권합니다.

 

Q. 모범택시에서 실제 사회 문제를 다룬 사건들이 현실을 반영한 건가요?

A. 드라마 제작진은 실제 뉴스와 사회 이슈를 참고해 에피소드를 구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노인 명의도용, 보이스피싱, 학교 폭력, 산업재해 은폐 등 매 시즌 다뤄진 소재들은 모두 국내에서 실제로 발생한 유형의 범죄들입니다. 그래서인지 보는 내내 픽션이라는 사실을 잊게 되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결론

모범택시는 저에게 단순한 오락 드라마가 아니었습니다. 저희 가족이 직접 겪은 일들, 법정에서 패소하고 변호사 비용까지 물어내야 했던 그 경험이 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겹쳐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드라마가 이렇게 오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를 압니다.

통쾌한 대리만족 그 이상으로, 이 드라마는 법률 접근성의 불평등이라는 현실 문제에 정면으로 손을 뻗습니다. 실제로 저런 무지개 운수 같은 곳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 드라마를 끝내고 나서도 한참 동안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시즌3까지 이어진 시리즈가 완결된 지금, 저는 이 드라마가 남긴 질문들을 아직도 곱씹고 있습니다.

참고: https://programs.sbs.co.kr/drama/taxidriver/m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