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를 여러 번 정주행한 경험이 있으신지요.제 포스팅에도 이미 소개해드렸던 제 인생드라마 중의 드라마들을 소개하겠습니다저는 밀회를 5회 이상, 미스터썬샤인을 3회, 그리고 50부작짜리 육룡이나르샤를 3번이나 완주했습니다. 그냥 재미있어서가 아니었습니다. 볼 때마다 처음 보는 것처럼 감정이 흔들렸고, 끝날 때마다 '다음엔 또 뭘 봐야 하지'라는 허탈함이 밀려왔습니다. 제 머릿속에서 '인생드라마'라고 물으면 1초도 안 돼서 떠오르는 작품 세 편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밀회 — 사랑을 처음 배운 여자의 이야기처음 밀회를 봤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20살 천재 피아니스트 이선재와 40대 재벌 뒷바라지로 청춘을 다 써버린 오혜원의 이야기라고 하길래 '그냥 불륜 드라마겠지'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
기숙사에 있던 큰아들이 방학을 맞아 집에 돌아왔습니다. 아이가 집에 있는 동안 뭔가 함께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하다가 선택한 것이 드라마 이었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귀신 드라마를 겁 많던 아들과 나란히 앉아 보게 될 줄은 몰랐거든요. 그런데 막상 화면이 켜지고 나니, 빠져나오기가 힘들었습니다.겁 많던 아들과 함께 동궁을 고른 이유저도 처음엔 이 드라마가 아들과 함께 보기에 적합한지 반신반의했습니다. 원래 우리 아들이 무서운 것을 꽤 무서워하는 편이라, 귀신이 등장하는 콘텐츠는 가능하면 피해왔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 제가 넌지시 "이거 같이 볼래?" 했더니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더라고요. 아이가 자란 건지, 아니면 용기를 낸 건지 모르겠지만 그 순간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못생긴 여자가 마스크를 쓰면 달라질까요? 저는 이 질문이 그냥 설정 하나라고 생각하며 넷플릭스 '마스크걸'을 틀었습니다. 그런데 다 보고 나서는 한동안 멍하니 있었습니다. 단순한 외모 콤플렉스 드라마가 아니었습니다. 장르도, 메시지도, 등장인물을 바라보는 시선도 계속 뒤집혀서 저 자신이 어떤 판단을 내리고 있었는지조차 헷갈렸습니다.외모지상주의: 드라마가 건드린 첫 번째 불편함마스크걸의 시작은 꽤 직접적입니다. 주인공 김모미는 가수를 꿈꾸지만 외모 때문에 번번이 좌절합니다. 그런데 마스크를 쓰는 순간, 얼굴이 가려지는 순간, 그녀는 달라집니다. 춤도 추고 노래도 하고 카메라 앞에서 당당해집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솔직히 좀 불편했습니다. 불편했다는 게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현실을 너무 정확하게 건드..
솔직히 저는 펀치가 2014년 방영된 드라마인 줄도 모르고 봤습니다. 사촌이 "이거 꼭 봐라"고 하길래 그냥 틀었는데, 1회를 다 본 순간 끝까지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비리 검사가 시한부 판정을 받고 자신이 저지른 부패를 직접 파헤치는 이야기인데, 드라마를 보는 내내 "이게 픽션인가 현실인가"를 계속 되물었습니다.시한부 검사가 권력 비리를 파헤치는 구조펀치의 주인공 박정환은 검찰 내부에서 승승장구하던 인물입니다. 정의로운 검사가 아니라, 상사의 비리를 눈감아 주며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사람이죠. 그런데 뇌종양 말기 판정, 즉 시한부 선고를 받으면서 이야기가 완전히 뒤집힙니다.여기서 시한부 서사(Terminal Narrative)란, 죽음이 확정된 인물이 남은 시간 안에 자신의 삶을 청산하거나 목표를 이..
드라마 제목만 들으면 "피아노 나오는 거 아니야?" 하고 넘겨버리기 딱 좋은 작품이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해서 방영 당시를 그냥 흘려보냈는데, 뒤늦게 정주행을 시작했다가 결국 6번 넘게 본 드라마가 됐습니다. JTBC 드라마 밀회 이야기입니다.피아노 드라마인 줄 알았는데, 웬 비리 백과사전밀회는 2014년 JTBC에서 방영된 멜로드라마입니다. 주인공 오혜원(김희애 분)은 예술 재단에서 일하는 기혼 여성이고, 이선재(유아인 분)는 천부적인 피아노 실력을 가진 20대 청년입니다. 제목과 두 사람의 설정만 보면 "클래식 음악을 배경으로 한 로맨스물이겠구나" 싶은데, 실제로 보기 시작하면 이 드라마가 얼마나 치밀하게 짜여 있는지 놀라게 됩니다.드라마 안에는 예술계를 장악한 권력층의 비리 구조가 촘촘..
